책629 한문이 말하지 못한 한국사 장지연 | 푸른역사 | 2024. 6.3~18 오오! 아아!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르다보니 느낌이 다 달아나버렸다. 역시 책은 다 읽은 직후에 감상을 써야 하는데... 게으름이란 무엇인지. 일단 초반에 작가가 언급한, '우리가 얼마나 과거를 이해하지 힘든지' '우리 자신이 아주 특이한 사람들이라는 걸인식하는 것은 역사를 대할 때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은 이 책 뿐 아니라 모든 독서와 다른 문화나 사실을 대하는 올바른 방식인 것 같다. 한글 이전의 우리 기록 표기에 대해서는 국사책에서 이두, 향찰을 한줄로 지나가면서 배웠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아들 설총=이두. ^^ 그 이두와 향찰은 그냥 한문을 이용해서 우리 말을 기록하는 방식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게.. 2024. 7. 7.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유시민 | 생각의길 | 2024.6.26~27 아이패드와 만난 이후 종이책 읽기 속도가 처참할 정도로 느려졌는데 간만에 정상일 때 정도의 빠르기로 읽어내린 책. 디지털에 찌들어 고장난 뇌를 정상 작동하게 할 정도로 집중도 있는 내용과 글발이라고 평가해줘야겠다. (부러움...)내용은 제목의 '그'인 윤석열이라고 쓰고 윤완용, 윤산군, 용산 주정뱅이라고 읽는 그자다. 더 적확한 단어들이 내 뇌속에 랩으로 줄줄이 떠오르고 있지만 내 블로그 품위의 하한선을 지키는 의미에서 활자로 옮기진 않겠다. 이명박 때 2메가 메모리 단 공구리 삽이라고 욕했는데 이건 유작가의 표현을 빌려오자면 '사악하고 어리석은' 데다가 자기만 다 옳음. 저보고 아니라는 사람은 다 적이고 악인 완전 무대뽀. 이 책을 통해 기억하게.. 2024. 7. 7. 고대 도성, 권력으로 읽다 권순홍 | 푸른역사 | 2024. 5.31 ~ 6.3받아보고 너무 얇아서 살짝 당황했던 책. 근데 책 고를 때 눈여겨 보지 않았던 '금요일엔 역사책' 이란 표기를 보고 주말에 가볍게 역사책을 읽으라는 기획이구나 납득했다. 편집자와 작가의 기획과 의도대로 중학교 정도의 국사 공부를 한 독자라면 술술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눈높이의 내용이다. 각 챕터 앞쪽에 (대충) 청동기 초기로 추측되는 가상의 부족 마을로 시작해서 장이 바뀔 때마다 그 마을이 점점 커지고 권력 집단이 형성되고 국가가 되어가는 형태를 보여준다. 보면서 고조선 -> 고구려 같군, 했는데 마지막에 저자가 고구려를 모델로 만든 가상의 도성이라고 설명해줘서 고개를 끄덕. 각 장 앞쪽에서 조금씩 커지고 발전(?)하는 이 마을 -> 국가 .. 2024. 6. 17. 중세 유럽의 레시피 슈 호카 코스트마리 사무국 | 김효진 옮김 | AK트라비아북 | 2024. ?~ 3.22 중세나 고대 등등 어느 시대의 요리들을 요리책이라는 이름으로 엮은 책들은 꽤 많이 봐왔다. 구할 수 있는 재료 유무를 떠나서 한두 개는 만들어보고픈 욕망을 불러오는데 이 책은 정말 단 한 가지도 만들어 먹어보고픈 욕구가 생기지 않은, 드문 경험을 준 책이라고 기록을 해놓겠음. 이태리나 프랑스는 시대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먹고 살만한 것들을 만들어냈지만 이 계보를 충실히 따라간 게 영국이겠구나라는 생각도 함. 책의 카피는 손쉽게 만들어 즐겁게 맛보는 중세 요리라는데 현대에서도 흔히 해먹는 아스파라거스 데친 샐러드 등 몇가지를 제외하고 딱히 쉽지는 않으나 작정하면 다 만들 수 있도록 레시피를 잘 정리해 놓은 것 같다. .. 2024. 6. 3. 파리의 여인들 버지니아 라운딩 | 김승욱 옮김 | 동아일보사 | 2024.4?5? ~ 5.30 라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에서 활동했던 전설적인 매춘부 4명의 삶과 행적을 중심으로 그 시대를 풀어낸 책. 익숙한 사건과 묘사들이 이름만 바뀌어서 계속 등장하는 터라 읽는 내내 뒤마 피스가 쓴 와 에밀 졸라의 자료집과 설정집을 보는 기분이었다. . ^^의 모델로 너무나 유명한 마리 뒤플레시스와 나폴레옹 공의 연인이었던 영국 출신 매춘부 코라 펄은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 알고 있는 내용의 재확인 차원에서 즐거웠고 아폴로니와 라 파이바는 처음 뵙는 분들이라 새로운 얘기들을 읽느라 흥미진진하니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마리 뒤플레시스야 전성기 때 요절해버려서 전설로 남았지만 코라 펄과 아폴로니의 화려한 비상과 몰락은 책의 후반부.. 2024. 6. 2. 홍차와 함께 하는 명화 속 티타임 Cha Tea 홍차 교실 저자(글) | 박지영 번역 | 북드림 | 2023.11.?~12.28 17세기부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까지, 홍차 문화를 한눈에 보다! 는 부제 그대로의 책. 일본인들의 지극한 영국 사랑을 볼 수 있는 또 한 권의 책인데, 덕분에 원하는 정보를 잘 정리해서 편히 받아먹을 수 있으니 감사하긴 함. 홍차와 연관된 그림 한 장과 홍차의 역사, 혹은 문화나 도구 중 하나를 연결해 매 주제를 전면 도판 그림 포함 4쪽으로 압축해 풀어놓고 있는데 단순하면서도 내용이 아주 가볍지는 않다. 짧지만 알아두면 좋은, 재미있는 홍차 관련 정보들을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기 때문에 눈과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온다. 아쉽다면 저자와 편집진이 선택한 그 그림에 대한 집중이 독자의 취향이나 눈높이와 맞지 않을.. 2023. 12. 31. 19세기 엿보기 : 패션, 마케팅 그리고 그림 이승희 | 경춘사 | 2023. 여름? ~ 10월? 한 시기나 분야에 꽂히면 그 관련 책들을 몰아읽기 하는 경향이 있어서 올해 19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한 책들을 많이 보고 있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다. 19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영국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 저자의 책들에서 간만에 벗어남) 그림과 패션을 중심으로 당시 문화와 사회상, 산업을 10개의 주제를 갖고 펼쳐내는 책인데 일단 도판이 정말 아름답고 다양하다. 큰 판형이라 세세하고 시원하게 그림과 사진을 담아낼 수 있어서 눈에 쏙쏙 들어오는데 일단 합격. 색감을 다채롭게 주제로 끌어들이면서 패션과 당시의 다양한 문화를 담아 얘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다른 책들을 읽을 때도 했던 생각인데- 에밀 졸라의.. 2023. 11. 2. 영국 귀족의 영애 무라카미 리코 | 문성호 옮김 | AK커뮤니케이션즈 | 2023.9.1~9.3 마감에, 집안 일, 인테리어, 여행 준비 등등 총체적인 난국으로 책을 읽지도 못 했지만 읽은 책 기록도 제대로 못 한 여름과 가을. 일단 읽은 책 기록만 간단히라도 해두자는 차원에서. 제목 그대로 영국 상류층 여성들의 탄생부터 교육과 삶을 정리한 책인데, 미혼 여성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훌륭한 결혼이고 그 다음에는 딸을 자신과 같이 성공한 결혼으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요약하면 될듯. 물론 그 안에서 반항아도 있고 일탈을 하거나 또 다른 의미와 방향을 찾았던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일단 큰 틀에서는 그렇다. 19세기 영국 상류층 여성들의 교육과 결혼을 알아보고 싶다면 슬슬 읽으면 괜찮은 책. 이 분류의 책들을 보면 저 무라카미 리코라는.. 2023. 11. 2. 한국열국사 연구 2023.10.28 ~ 2023. 10. 30. 영국 상류계급의 문화 아라이 메구미 | 김정희 번역 | AK커뮤니케이션즈 | 2023.8.25~9.1 영국의 상류 사회를 설명한다는 책을 보면 대부분 중상류층과 상류층을 섞어서 설명하지 명확하게 분류해서 정리한 책은 없었는데 이건 책 제목에 상당히 부합한다. 엄청 헷갈리는 칭호부터 시작해서 19세기에 정립하고 20세기까지 이어졌던 영국 귀족사회의 삶과 흥망성쇠에 대해서 세세하게 풀어주고 있어서 그쪽 방면에 흥미를 갖거나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입문서이자 정보서로 적당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오래전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커퍼필드를 읽었을 때 품었던, 영국 변호사 제도에 대한 오래된 의문을 풀 수 있어서 특히 만족함. 다만 교정이나 검수는 제대로 되지 않은 걸로 보임. 소소한 건 다 잊어버렸고 지금 기억에 남는 건, 해.. 2023. 9. 2. 경성백화점 상품 박물지 - 백 년 전 「데파-트」 각 층별 물품 내력과 근대의 풍경 최지혜 | 혜와 1117 | 2023.7.19~8.24 추억을 더듬는 독서라고, 이 책을 읽는 동안 떠오른 온갖 아기자기한 추억과 기억을 풀어놓을 예정이었던 경성 백화점 상품 박물지는 오늘 결국 감행된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출로 인해서 일본에 대한 나쁜 기억들이 흙탕물처럼 다 떠오르는 기록이 될 것 같다. 486, 586이라고 뭉뚱그렸고 젊은 시절엔 X 어쩌고 불렸던 내 세대는 어릴 때는 화사한 일제 문방구, 10대 초중반은 논노 잡지나 X 재팬으로 대표되어 기억하는 일본 문화에 꽤나 심취하고 동경을 품은 동시에, 학교에선 반일 교육을 받고 일제 쓰면 안 된다는 교육도 함께 받았던 상당히 모순된 세대. 20대가 되어 일본에 갔을 때는 이미 한일간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지고 일본 뿐 아니라 다른 서구 국.. 2023. 9. 1. 한국 고대사 윤내현 | 만권당 | 2023.7.13~19 여러 대학의 교수님과 박사님들과는 상당히 다른 행보를 보이는 (걸로 느껴지는) 윤내현 박사의 한국 국가 이전 시대(선사니 역사니 하는 말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의견을 따라) 부터 흔히 삼한시대라고 배운 열국시대까를 죽 한 흐름으로 훑어주는 책이다. 고조선에 슬슬 관심을 가져보는 터라 윤내현 박사의 책을 하나씩 모으고 있는데 다른 책들은 너무 두꺼워서 덤벼들 엄두가 나지 않아 비교적 만만해보이는 이 책부터 잡았는데 아주 술술 읽어진다. 국사를 배우긴 했고 이 과목 만큼은 거의 대부분 만점을 받으며 고등학교까지 마쳤지만 사실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동네인데 이 책은 내 기억 속의 그 '앎' 혹은 지식에 많은 혼동을 가져온다. 일단 용어부터 짚.. 2023. 7. 20. 이전 1 2 3 4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