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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음악22

음악의 온도 2024.5.25 서울문화교육센터 용산에서 한 작은 음악회. 회ㅝㄴ 가입하고 신청하는 순서대로 예약하는 건데 비교적 일찍 알아서 순조롭게 성공. 바로크 음악이 왕궁이나 귀족 저택의 살롱에서 소규모 관객을 두고 했던 그 원류에 딱 맞는 규모라 리코더, 하프시코드, 테오르보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시간. 오랜만에 하프시코드 소리 정말 좋았고 테오르보란 악기는 처음 보는 거라 신기하면서도 중후한 저음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리코더는 아이들이 하멜른의 피리부는 아저씨를 따라간 게 납득이 되는 매력. ^^ 무료로 아주 호강하는 즐거운 시간이었음. 이렇게 평화로운 힐링 타임을 마치고 헤어져서 2차는 서울역으로 가거 채상병 특검 촉구 집회 참석. 안전 어쩌고 웅앵웅하면서 경찰들이 좍 깔려 집회장인 4번 출구는 출입을 막는 바람.. 2024. 5. 26.
윤이상 국제 콩쿠르 1차 본선 듣는 중 유튜브를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이럴 때는 참 고마운 존재. 오전에 엄청 잘 친, 우승후보인 연주자가 있는데 어영부영 놓치고 2시부터 듣고 있다. 무대 위에서 어마어마한 부담감을 이겨내고 너무도 유려하게 여러 작품을 연주하는 연주자들 보면서 까마득한 수십년 전의 내가 어떻게 저걸 할 수 있었을까 신기함. (저렇게 잘 했다는 소리는 절대 아님. ^^) 지금은 사람들 앞에서, 실수없이 암보로 여러곡을 연주한다는 상상만으로도 몸이 오그라드는데... 저렇게 영롱한 연주를 하는 사람들 중에서 이름을 남기거나, 아니 그 정도도 아니고 음악으로 밥을 벌어먹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어설픈 재능과 더 어정쩡한 노력으로 그 안에서 굴렀던 경험 때문이겠지. 그래도 완전히 떨어져나오니까 아무런.. 2023. 10. 30.
임윤찬 반클라이번 콩쿨 결선 연주 https://youtu.be/DPJL488cfRw 라흐마나노프 피협 3번 https://youtu.be/eLDc3KRZBfM 베토벤 피협 3번 물이 흐르는 것 같은 유려함… 거기에 더해 바로 이 나이 때 천재만이 보여줄 수 있는 패기 넘치는 찬란함. 조성진은 투명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것 같은 피아노라면 임윤찬은 좀 더 화려하게 반짝반짝? 쇼팽 콩쿨 우승할 때 부닌이 떠오르는 피아노였다. 부디 부닌처럼 일찍 스러지지 말고 고인이 되신 호로비츠 영감님처럼 오래오래 날로 깊어지는 반짝임을 지켜주길. 이 업계를 떠난지 수십년인 나도 감탄하면서 이리 부러운데… 예술은 어정쩡한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가장 잔인하지 싶다. 일찌감치 떠나길 잘 했음.... 이라고 쓰는데 떠난 게 아니라 떠날 수 밖에 없었겠지. 빨리.. 2022. 6. 21.
케빈 컨& 데이드림 콘서트(2016.2.14. 한전아트홀) ​ 갔다온 직후에 썼어야 하는데 2달 가까이 시간이 흐르다보니 이제는 갔다 왔다는 사실만 남았다. -_-; 무식하다고 욕 먹을 수 있겠지만 케빈 컨도 데이드림도 잘 모르던 이름. 둘 다 히트곡들이 있다보니 들어본 음악은 있지만 연주자(겸 작곡가)들의 이름은 기억에 전혀 없었다. 무지하게 추웠던 날 친구 덕분에 견문도 넓히고 구경도 잘~ 하고. 가물가물한 가운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케빈 컨이 초연이라고 한 밤하늘의 별들을 묘사했다던 곡. 보통 제목과 설명을 함께 들어도 그런가??? 하는데 이건 음악을 들으면서 정말 까만 밤 하늘에 별이 총총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친구 얘기론 케빈 컨 음악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들어야 정말 가슴이 뻥 뚫린다는데 비용 문제인지 현악 4중주가 대신. ㅎㅎ 오케스트라.. 2016. 4. 4.
필립 글래스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2016.3.22) 비슷하게 몰린 마감(왜 항상???!!!!!!)임에도 ​김무성 쇼로 인해서 오후부터 저녁을 통째로 날리고 있는 가운데 아주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일을 해줘야할 것 같아서 느낌이 다 날아가기 전에 간략하게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 감상을 끄적. 고등학교 때 친구에게 빌려서 본 스크린이란 잡지에서 미녀와 야수라는 영화에 대한 기사가 나왔었고 그 영화의 감독으로 장 콕토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는 미녀와 야수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콕토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20대에 접어들면서 나를 좌절에 빠뜨렸던 어린 천재 라디게의 소설 육체의 악마 책의 작가 소개를 통해 그의 연인이었던 장 콕토를 다시 만났다. 한 분야를 깊이 파 일가를 이룬 천재보다 다빈치니 장 콕토.. 2016. 3. 24.
국립 오페라단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2015.11.20) 재작년에 파르지팔에 이은 또 다른 바그너 오페라와의 만남~ 바그너의 오페라가 워낙에 가수의 체력을 모조리 뽑아가고 무대 장치며 규모 등등 다 스펙타클하다보니 어지간해서는 무대에 올리기가 쉽지 않다. 오죽하면 바그너 작품을 공연하는 가수들에게 바그너 가수라는 이름을 따로 붙여줄 정도. 한국에선 내한 공연이 아니면 좀처럼 만나기 힘든데 잘 먹고 큰 세대라 그런지 우리나라 성악가들도 바그너를 공연할 스케일이 있는 사람들이 제법 나오다보니 이제는 주연은 해외 가수들을 초빙하고 어쩌고 하면 무대를 만들 여력이 되는 것 같다. 사이비 바그네리안을 자처하는 입장에서 참 고마운 상황. ^^ 올 봄에 예매 뜨자마자 바로 예약하고 몇달을 기다려서 지난 11월에 홍콩 가기 전 금요일에 봤다. 그때 바로 감상문을 썼어야 했는.. 2015. 12. 9.
쇼팽 콩쿠르 파이널 조성진 어제 밤을 새면서 들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쇼팽을 밤 새워 듣는 건 나한테 불가능. ^^; 부지런한 누군가가 올려놓은 조성진 연주 동영상만 봤다. 결선 때 피협 1번 듣는데 정말 흐름을 잡았다 놨다 하는 능력, 하나도 탁하거나 튀는 것 없이 윤기가 좔좔 흐르는 진주 같은 음색, 숨 죽이게 하는 아름다운 피이나시모는 1위를 할만 하다는 끄덕임이 절로 나온다. 콕 짚어 이유를 설명하라면 불가능이지만 왠지 부닌을 떠올리게 하는 유려하고 화려한 쇼팽. 다만 부닌은 정말 호화찬란하다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압도적으로 화려했지만 조성진의 연주는 좀 더 귀족적이고... 딱 맞는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진 않는다만 조금은 절제된 우아함이랄까, 고전미가 느껴진다. 부닌보다는 좀 덜 화려하지만 대신 좀 더 투명하고 맑은? 예.. 2015. 10. 21.
바비 맥퍼린 Spirityouall (2015.03.10) 식사준표 때문에 열 내느라 기운이 쪽 빠져서 영양가 있는 감상문은 포기. 간만에 바비 맥퍼린의 내한공연이라 빛의 속도로 예매~ 4옥타브의, 기악적인 바비 맥퍼린을 기대하고 갔다면 살짝은 실망스런... 이 아저씨도 많이 늙으셨구나를 느끼게 하는 공연이었다. 기가 막히게 딱딱 꽂히던 음정도 살짝씩 흔들리고 무대 장악력도 아쉬운... 히트송을 한두곡이라도 앵콜로 불러줬으면 좋았을 텐데 싶었다. 하긴, 자기도 지겹겠지. 그래도 바비 맥퍼린이지~를 느끼게 해주는, 빛나는 순간들이 있어서 그냥 이해.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보여주는 밤. 중간에 관객들을 불러 함께 듀엣으로 부르는 부분이 있었는데 미리 섭외해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 부르던 두분. 용감하다는 생각 + 나도 저 정도 .. 2015. 3. 12.
스티브 바라캇 공연(2015.3.8) 간단한 일처리를 하고 자기 전에 공연 감상 간략히 끄적. 오늘을 넘기면 이나마도 안 쓸 확률이 99%. 뉴에이지는 그닥 내 취향도 아니고 해서 아마 나보고 고르라면 절대 가지 않았을 공연이지만 선택권을 동행자에게 준 생일선물이라 간 공연. AD VITAM AETERNAM이라는 협주곡(?)을 헤럴드 필하모니라는 오케스트라와 연주했는데 전날 마감의 여파로 엄청 피곤해서 초반엔 살짝 졸기도 했지만 의외로 괜찮았다. 강약 조절이 잘 된다고 해야하나? 경쾌하고, 로맨틱하고, 아련하고, 즐거운 음악들이 번갈아가며 연주되니까 지루하지가 않았다. 어느 장르건 간에 잘 하는 사람은 '그래, 당신이 바로 내 취향이오~'라고 만드는 능력이 있는듯. 나중에 앵콜을 앞두고 멘트를 하는데 방한 20주년 기념 공연이라고. 지금도 .. 2015. 3. 9.
미샤 마이스키 3 CONCERTOS(2013.12.11) 이건 해를 넘긴 음악회로구나. ^^; 감상 리스트를 보니 빠뜨렸길래 역시나 내가 갔었다는 기록 정도로만 끄적. 12월에는 바쁘기도 하고 춥고 길 막히고 하는 게 싫어서 정말 꼭 보고 싶은 게 아니면 공연도 많이 포기한다. 하지만 이 공연에는 첼로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3대 협주곡이라고 할 수 있는 부루흐, 생상스, 드보르작의 협주곡을 한 자리에서 더구나 미샤 마이스키가 연주한다는 소식에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서 볼쇼이 발레단 내한공연이 뻐그러진 김에 그냥 잽싸게 예매를 해버렸다. 지휘는 성시연에 서울시립교향악단. 첫 곡은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없는 걸 보면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무난한 연주였지 싶다. 가장 기대했던 첫곡은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내게 첼로의 매.. 2014. 3. 31.
엠마누엘 파후드 그리고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2014.2.22) 키신 쓰는 김에 그냥 음악회 감상문......이라기엔 너무 늦었고 그냥 갔다왔던 기록을 하나 더 남겨놓자는 의미에서. 요즘은 이렇게 써놓지 않으면 내가 갔다왔던가 아닌가도 헷갈린다. -.ㅜ 엠마누엘 파후드란 이 플루티스트는 내 20대 때 동경인 동시에 어줍잖은 부러움에 애증의 대상이랄까... 그런 존재였다. 내가 대학에서 허덕허덕 실기시험에 시달리고 있을 때 우리보다 나이가 별반 많지도 않으면서 (아마 1-2살 위?) 하늘 같은 그 베를린 필하모니의 수석으로 떡하니 입단을 했다고 음악계에서 떠들썩. 정말 우리는 왜 사나 하는 자괴감을 줬었다. 거기다 샤방샤방하니 그때는 또 얼마나 잘 생기셨던지. 정말 애증의 대상이었다. 이번에 보니까 여전히 잘 생긴 흔적은 남아 있지만 많이 늙었더라. 그냥 미중년... .. 2014. 3. 31.
키신 독주회(2014.3.30) 5년 만의 내한 공연. 정말 길었던 기다림인데 2시간이 눈 깜박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흘러갔다. 1부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7번 라단조. 내 음악취향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듯이 난 낭만파 음악, 특히 피아노와의 궁합은 상극 수준인데 내 3대 회피 낭만 작곡가 중 한명인 슈베르트도 충분히 들을만 했다는 걸로 긴 감상은 생략하겠음. 어차피 그의 음악적 해석에 대한 평가며 분석 등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낱낱이 해부해서 할 테니 나까지 보탤 필요는 없을듯. 그냥 요약하자면... 슈베르트는 피아노에서도 정말 아름답게 노래를 부르려고 했구나. 실제 공연이기 때문에 집에서 듣던 것과 내 집중도의 차이가 있었겠지만 피아노도 사람처럼 노래를 잘 한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 2부는 120% 내 취향인 스크리아빈. 표.. 2014.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