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870 2003. 파리 -8 노틀담 사원으로 가기 전에 생 샤펠 성당을 먼저 들르기로 동선을 잡았다. 이날도 오전에는 날씨가 해도 제법 나고 인간이 사는 곳 같았음. 전철에서 내려 가는 길. 삐죽 솟은 것이 생 샤펠 성당 혹은 사원이다. 가톨릭에서 성자로 시성된 루이 9세가 13세기에 지었다는데 그 시대에 어떻게 이런 거대한 건물을 건축할 수 있었는지 신기했다. 입구에서 올려다보며 찍은 사진. 입장료 내고 들어갈까 말까 좀 망설이긴 했지만... ^^ 엄청 열심히 기도 생활을 하고 계율을 지키려던 왕이었다던데. 수도사들이 제시한, 부부관계가 가능한 날의 달력을 보며 일년에 며칠 되지도 않더구만... 후계자를 만든 것이 신기. 스테인드 글라스가 아름답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 거라고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 고딕 건축물의 특징이.. 2005. 10. 4. 현대 문명이 범한 여덟 가지 죄악 콘라트 로렌츠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E Press) | 2005. 9. 28 ~ 10. 2 역자 후기와 연표 등등을 빼면 120여쪽의 얇은, 거의 팜플렛 수준의 두께임에도 진도가 정말 안 나갔다. 스스로도 알고 있는 일이지만 나란 인간은 사실을 잽싸게 파악하고 거기서 쓸만한 것을 집어내는 것은 제법 빠르지만 사유와 사고가 필요한 글읽기와는 친하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걸 새삼 확인했음. 동물의 생태에 관한 아주아주 재미있는 글을 쓰는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가 아니라 동물과 인간의 삶, 그리고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노학자의 철학적 메시지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어나갈 것을 요구한다. 라디오에서 방송했던 내용을 정리한거라고 하던데... 이걸 듣고 출판을 요구했다는 사람들의 수준이 솔직히 놀라웠다.. 2005. 10. 2. 명화를 보는 눈 다카시나 슈지 | 눌와 | 2005. 9. 26~30 휴가를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읽은 책. 그냥 막연하게 그림을 보는 것에서 조금은 탈피하고 싶어 가이드북 차원에서 집었는데 의외로 깊이가 있고 재밌다. 다카시나 슈지라는 이 서양미술사학자는 중언부언하기 쉬운 미술사라는 분야에서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부분을 예리하게 잡아내 짤막하게 풀어나가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몇년을 두고 2번에 걸쳐 나온 책이라는데 시차가 주는 어색함이나 이질감이 전혀 없이 일관적인 흐름으로 반 아이크 시대부터 1944년에 미국에서 죽은 신조형주의자 몬드리안까지 기억해야 할만한 화가들을, 슈지가 선택한 대표작과 함께 설명을 하는 형식이다. 한점의 그림을 중심으로 그 그림이 미술사에서 갖는 의미, 그림에 얽힌 주변 이.. 2005. 9. 30. 2003. 파리 -7 피카소 박물관에서 반나절을 보냈었다. 박물관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루브르나 오르세와 달리 부담감이 없어서 좋았다. 우리도 앙드레 말로 같이 머리 팽팽 돌아가는 문화부 장관이 하나 나오면 좋겠다. 하긴 그것도 그 안목과 아이디어를 이해해줄 아래 위가 있어야 가능하겠군. 초대 문화부 장관이었던 이어령씨도 그 자체만을 놓고 봤을 때 말로보다 과히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니까. 이래저래 요원한 일이다. -_-;;; 외경. 피카소가 살았던 집이라고 했던 것 같다. 확실치 않음. 그러나 맞는 것 같다. ^^;;; 뭐란 얘긴가? ㅎㅎ 여하튼 성공한 미술가의 호화스런 생활에 놀라면서 부러워했던 것 같음. 하긴 로뎅 하우스도 죽인다. 그곳도 지금은 로뎅 박물관~ 천정에 달린 모빌. 화집이나 미술책에서 봤던 그림들을.. 2005. 9. 30. 음식으로 본 동양문화 김태정 外 | 대한교과서주식회사 | 2005. 9. 15~19 휴가를 위한 사전 조사차 골라잡았다. 두바이에선 매끼 현지 음식을 먹어줄 예정이라 뭘 먹어야할지 사전 조사 겸해서 잡은 책. 하필이면 다음달부터 라마단이 시작된다고 해서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길거리 음식은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최소한 저녁은 푸짐하게 잘 먹을 수 있겠지. 출판사 이름에서 다들 대충 포기를 하겠지만 정말로 엄청나게 촌스러운 표지의 책이다. 차라리 나의 허접한 포삽 실력으로 대충 만들어도 저것보다는 나을 것 같은 색감과 디자인. 겉으로 봐서는 두번 쳐다보지도 않을 책이다. 그러나 내용은 표지와 달리 꽤 알차다. 물론 여기 소개된 각국 음식 문화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사전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대충 훑고 간 겉핥기 정보 취급을 .. 2005. 9. 29. 니벨룽의 반지 - 2부 발퀴레 (2005.9.25) 일요일이라 길이 안 막혀서 한 40여분 걸려서 세종에 도착. 길이 이 정도만 되도 정말 살 것 같다. 근처에서 간단히 우동 한그릇 먹고 후다닥 세종으로~ 6시부터 공연이 시작됐다. 고백하건데 난 발퀴레 1막을 끝까지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 한때 링 사이클을 다 들으리라 결심하고 카라얀이며 푸르트뱅글러 영감님의 링 전곡을 들어주기 위해 무수히 시도를 했지만 이놈의 발퀴레가 번번히 태클을 걸어서 결국 건너뛰고 듣기만을 반복. 나중에는 아무리 말짱한 정신으로 있어도 1막에서 훈딩이 나올 때 쯤이면 눈이 슬슬 감기고 몽롱해진다. 이날 공연도 음반이나 영상물이었으면 다음 부분으로 판을 바꿔 올렸거나 스킵 버튼을 열심히 눌러줬을 듯. 이 장황한 사설에서 다들 짐작했듯 이번에도 실제 공연에서도 파블로프의 X처럼 훈.. 2005. 9. 28. 2003. 파리 -6 오늘도 루브르 시리즈 계속~ 사진이 왕창 날아가서 몇개 없다고 생각했는데 포스팅을 하려니까 이것도 꽤나 만만치가 않군. 휴가 다녀오면 올해 안에 포스팅을 마칠 수 있을까??? 과연???? 목로주점에서 남녀 주인공들이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 겸 방문한 곳이 루브르 박물관이었다. 우리나라 평민이나 천민들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란 존재에 대해 꿈도 꾸지 못할 때 이 사람들은 문화를 나누고 있었다는게 부럽고 놀라웠음. 비록 소설 속이지만 그들이 찾아왔던 그 시대의 루브르도 이렇게 휘황한 모습이었을까? 인테리어나 조명은 변했겠지만 이 천정화 등등은 그래도였겠지? 뜬금없이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의 천정화가 떠오른다. ^^ 러시아의 궁전을 가보면 혁명이 일어난게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고 하던데... 루브르를 보면서.. 2005. 9. 27. 니벨룽의 반지 - 1부 라인의 황금(2005.9.24) 드디어 봤다!!! 내가 바그너란 이름과 니벨룽의 반지를 처음 안 것이 언제인지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집집마다 필수 아이템으로 있던 소년소녀 세계 문학 전집에 빠지지 않고 끼어있는 북구 동화 덕에 보탄(=오딘)의 존재는 내게 낯선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들을 한때 버닝하게 했던 그 올훼스의 창이란 만화 덕분에 크림힐트가 여주긴 했지만 지크프리트의 전설도 익숙한 내용. 그래서 비교적 쉽게 바그너의 링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낭만적인 비극이 어떻게 무대에서 펼쳐질지에 대한 상상도 많이 했었다. 독일 바이로이트란 곳에서 매년 바그너 한 사람의 작품이 연주되는 축제가 열리고 그곳에선 이 반지가 나흘간에 걸쳐 공연이 된다. 그리고 그 공연을 보러 온 세계에서 .. 2005. 9. 27. 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피크닉 조 슈워츠 | 바다출판사 | 2005. 9.19~26 나의 지난 주가 엄청 피폐하긴 했나보다. 350여 페이지의, 굉장히 술술 넘어가는 글이었음에도 장장 1주일을 들여서 겨우 끝을 냈음. 아마도 이 책이 과학에 발을 살짝 들이밀고 있다는 것도 나의 느린 독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작년 연말에 읽은 '야생거위와의 1년'을 동물생태학으로 분류해 과학으로 쳐주면 거의 10달만에 읽은 과학 관련 책이고 그걸 과학서적이 아니라고 하면 2000년 '원소의 왕국' 5년전 읽은 책의 제목까지 기억하다니. 어느 인터넷 책 판매 사이트에 리뷰까지 올린 기억도 난다. ㅎㅎ 이후 처음으로 읽은 과학책이 됨. 수학과 철학 다음으로 담을 높이 쌓은 과학이란 동네와 잠시 교류의 물꼬를 트게 했을 정도로 이 장난꾸러기 돼.. 2005. 9. 26. 2003. 파리 - 5 이미 컨디션이 급강하던 시기. 날씨도 엄청 보탰고. 마르모땅 모네 미술관이 참 좋았는데 거기서 찍은 사진들은 다 증발한 모양이다. 일단 루브르 외경 사진들 유명한 피라미드가 보이는... 파리 관광 첫날 개선문->샹젤리제-> 튈르리-> 루브르로 오는 고난의 여정 때 찍은 사진인 것 같다. 이날 포르투갈에서 왔다던 이글라시오(던가? 하여간 홀리오 이글라시아스와 이름이 비슷했음)란 이름의 총각을 만났다. 나름대로 친절했는데... 파리에는 사기꾼과 소매치기가 넘친다는 사전 정보에 겁먹어 상당히 경계했던 기억이 남. ^^; 전철역에서 헤어지고 나니까 조금은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자 혼자 다닐 때는 괜히 애매한 친절에 약해지지 말고 역시 방비를 든든히 함이 낫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음. 베이스 캠프인 .. 2005. 9. 20. 성의 일본사 사사마 요시히코 | 자작나무(송학) | 2005.8.31~9.13 인문 서적을 읽으면서 이렇게 찝찝한 감정적 자극을 받기는 참 오랫만. 여성과 남성의 관계. 사회 속에서 여성의 지위와 역할에 관해서 어쩔 수 없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에 관해 생각을 강요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춘으로 내몰리는 여성들의 유형과 그 삶의 형태, 착취의 고리에 관한 설명은, 감정을 배제한 건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상념들을 불러 일으킴.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이다. 고대 신화부터 시작해서 일본의 역사와 문학 속에 나타난 성,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매춘에 관한 기록 총 망라. 일종의 일본 매춘 사전이라고 해야하나? 일본 매춘부의 역사와 형태, 화대에다 어떻게 알았는지 포주가 떼어가는 수수료의.. 2005. 9. 13. 한 천재의 은밀한 취미 - 레오나르도 다 빈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책이있는마을 | 2005.9.11~12 실수로 두권을 주문해서 가슴이 좀 쓰렸던 책. 한권은 아기 낳고 산후 조리원에 감금(?)된 사촌동생 위문 선물로 잘 써먹었다. 이 책의 분류를 굳이 따지자면 인문 서적이다. 그러나 그런 류의 책에서 절대 찾기 힘든 유쾌함이 가득하다. 읽는 내내 혼자 낄낄거리고 또 몬도가네식 재료 -물론 다른 시대란 것을 감안하더라도-에 비위가 상하기도 하면서 르네상스 시대의 식탁과 부엌을 즐겁게 그려볼 수 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인류가 낳은 최고의 천재 중 하나. 천재적인 화가이고 발명가이자 음악가인 그가 요리에 이렇게 열정을 쏟았고 또 부엌일의 현대화, 기계화에 많은 시도와 연구를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스파게티 국수가 그의 발명품이란 사실도 .. 2005. 9. 13. 이전 1 ··· 401 402 403 404 405 4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