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마지막이 되지 싶은 크루즈 정리.
1. 선내 각종 엑티비티
아침부터 밤까지, 어린이부터 청소년, 어른들까지 취향이 맞을 거라고 믿는 각종 유무로 엑티비티들이 줄줄이 이어짐.
새벽부터 요가며 필라테스 (유료)강좌 등이 있고 꼭대기층에 짐이 있어서 운동이 필요한 사람은 거기서 하면 됨. 이런저런 만들기 수업이며 훌라 춤 등 강습, 게임 등등 굳이 기항지에서 내리지 않아도 무리가 없도록 행사가 여기저기서 빡빡하게 이어진다. 조용히 혼자 즐기고 싶은 사람은 도서실에서 책 읽어도 되고 보드 게임룸에서 게임 도구 빌려서 해도 됨. 밤에 부부가 나란히 마주 앉아서 카드 놀이 하는 거 인상 깊었음. 체스며 마작 시합도 매일 밤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끌려왔을) 입 댓발 튀어나온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풀파티, 어른들을 위한 수구 등등도 수영장 주변에서 매일 벌이는데 개인적으로 젤 재밌었던 것은 Mr sexy leg 선발 대회. 아줌마들이 심사하고 아저씨들이 그 앞에서 섹시함을 과시하며 온갖 재롱(?)을 다 부리는 행사였는데 위쪽에서 ㅋㅋㅋㅋ 거리면서 봤음. 대머리 아저씨가 유일하게 '섹시'란 단어를 그나마 붙일 자격이 있었던 건 안 비밀. 실비 기옘 언니가 "넌 세상에서 제일 섹시한 대머리야."라고 해준 아크람 칸을 떠올리게 하는 아저씨였다. ㅎㅎㅎㅎㅎ
저녁에는 매일 밤 각종 음악회며 쇼, 성소수자 파티, 혼자 온 사람들 & 솔로를 위한 파티가 이어짐.
부친 모시고 다니느라 지쳐서 폴리네시안 공연 빼고는 결국 하나도 못 갔는데 아쉬웠던 행사는 샴페인 바에서 클래식 피아노 연주, 기타 연주와 첫날 환영 파티. 그리고 유료긴 했지만 굉장히 합리적인 $20 내고 하는 와인&초콜릿 시음회. 와인 2-3만 마셔도 본전 충분히 뽑을 수 있었는데.
매일 어떤 행사가 있는지는 전날 방마다 꽂아주는 전단지를 참조하면 됨. 주의사항이나 주변 관광지&쇼핑 노하우 등 각종 팁들도 거기에 다 적혀있으니 정독 권함.
2. 하선 관련
크로즈에선 무거운 짐을 들고 어떻게 나가느냐 고민할 필요 없음.
하선 전날 12시부터 5층 중앙 덱에서 짐표를 배표하기 시작한다. 색깔에 따라 시간이나 목적지가 정해져 있으니 자신에게 필요한 걸 택해서 자기 짐에 붙여 저녁 10시까지 문앞에 내놓으면 됨. 그러면 밤에 승무원들이 짐을 터미널로 옮겨준다. 혹시라도 내가 원하는 시간대의 짐표가 없으면 다른 시간대를 맞춰야 하니까 12시에 짐표 받아놓는 거 추천함. 가방 갯수대로 가져오면 된다.
크루즈 회사와 연결된 교통편을 탈 경우, 연결된 다른 여행을 가는 경우, 알아서 자기가 가는 경우 등등 다 색깔이 다르다. 공항으로 태워주는 서비스도 있는데 한국인들이 적은지 아무리 찾아도 대한항공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는 없음. 그냥 우리가 원하는 시간대의 색깔을 가져왔음. 8시 15분 라임색이었던가?
밤 10시까지 짐 다 싸서 택 붙여서 밖에 내놓으면 됨.
일반 객실은 8시인가 8시 반까지, 비싼 스위트는 9시 정도까지 방을 비워야한다. 7시에 일어나서 알로하 카페로 올라가서 아침 먹는데 다들 비슷하게 올라와 먹으니 자리가 꽉 찬다. 마지막 날은 들어가자마자 일단 보이는 자리 잡아놓고 음식 가져와서 먹는 거 추천.
먹고 내려와서 핸드 캐리한 짐 챙겨서 기다리면 00색 나가세요~ 하고 방송 나옴. 순서에 따라 나가면 크루즈 터미널에 해당 시간대 색상 텍이 달린 짐들이 좍 기다리고 있다. 배에 탈 때처럼 포터 아저씨들이 짐을 다 실어서 승차장까지 가져다 줌.
하나 택시 예약이 꼬여서 (이 택시는 크루즈 터미널 안쪽까지 못 들어온다고 함) 좀 우왕좌왕 했는데 나오면 택시들 줄 좍~ 서있으니 굳이 예약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 없음. 순서대로 타면 된다. 크루즈 터미널에서 짐 옮겨주는 포터도 직원이라 팁 안 줘도 되지만 꼬여서 왔다갔다하는 우리를 끝까지 잘 도와준 게 고마워서 팁 줬음. 바깥 세상에선 팁이 너무도 당연하지만 여기선 엄청 고마워해서 기분이 좋았음. ^^
공항까지 가는 택시는... 우연찮게 한국인이 운전하는 택시를 탔는데 바가지를 쓴 것 같은 느낌이 강하지만 확인되지는 않은 고로 여기까지. 그냥 무사히 제 시간에 공항에 도착했다는데 의미를 두겠다.
8시 반 정도에 크루즈 터미널에서 출발해 공항에 오면 굉장히 이른 시간. 30분 이상 기다려서 항공사 티케팅 열려서 수속. 부친이 비즈니스라 짐은 함께 부쳤다. 어디든 짐 정도는 같이 수속해서 보내주는데 한국에서 출발할 때 대한항공 직원은 대단한 거 해주는 것처럼 이번만 특별히 해준다고 생색 엄청 내서 빈정이 좀... 다행히 여기 미국인 직원은 다른 데서도 늘 그래왔듯이 당연하게 같이 보내줌.
호놀룰루 맛이라도 볼 겸 해서 우리는 금요일 저녁에 떠나서 금요일 오전에 하와이 도착해 하루 관광하고 호텔에서 잔 뒤 크루즈 탔지만 호놀룰루에 딱히 미련 없으면 한국에서 토요일 저녁에 떠나도 크루즈 타는 데는 문제 없다. 아침에 하와이 도착해 크루즈 터미널 가면 늦어도 12시 전후임. 토요일 저녁에 출발한 배는 일주일 동안 하와이 각 섬을 돌고 토요일 아침에 호놀룰루에 도착하기 때문에 바로 공항 와서 12시 20분 비행기 타고 한국오면 딱 맞음.
맛있는 건 엄청나게 많은데 위가 작아서 못 먹고 온 게 두고두고 원통함. 치즈버거랑 블루치즈버거 더 먹었어야 했는데... 다른 것보다 걔네들이 특히 아쉽다.
사진 없는 크루즈 여행 팁은 여기서 끝~
틈나는 대로 먹은 것과 구경한 곳들 사진 살살 올려봐야겠다... 고 결심하는데 장담은 못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