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생각나는대로.
1. 사전 체크인. 어제 체크인 얘기하는 부분에 썼어야 흐름이 맞지만 빠뜨렸다.
배 타기 72시간 전까지 웹상에서 사전 체크인이 가능하다. 이걸 미리 해두면 여객 터미널에서 줄 서서 이것저것 등록하고 할 것 없이 사전 체크인 여부 확인하고 원하는 시간에 승선할 수 있다는 메일을 보고 할까? 하고 들어가서 체크인 시작.
그런데, 이 사전 체크인의 단점 (늦게 들어가고 싶은 사람에겐 장점일 수도 있음)은 1시 이후부터만 승선이 가능하다는 것. 1시부터 30분 단위로 5시 반까지 승선할 수 있다. 아침에 호텔 나와서 오후까지 있으면 밥 사먹어야 하고 돈도 들고 피곤해서 그냥 이 단계에서 포기.
이 사전 체크인을 하는 과정에서 한가지 재밌었던 또 하나의 유료 옵션이 있는데, 급행료 내면 승하선 모두 스위트룸 승객과 같은 순위로 움직이는 최우선 처리. 진짜 자본주의의 끝판왕이 크루즈이지 싶음.
이런 내용과 상관없이 사전 체크인은 좀 비추. 100% 확실하지는 않지만 여기에 등록한 카드가 해킹당하거나 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 크루즈 하는 동안 뜬금없이 ncl 프라이드 오브 아메리카 명의로 100불이 결제 승인됐다는 문자가 날아오는데 그 카드는 한국에서 갖고 오지도 않았음. 무슨 일인가 고민하다가 아까운 국제전화비를 날리면서 한국에 전화하니 승인만 됐지 전표 매입은 되지 않았으니 바로 막으면 된다고 해서 해외사용 중지를 시켜놓았다. 그래서인지 그 이후에는 어떤 결제 문자도 날아오지 않았음.
명확한 진상은 모르나 여러가지 정황으로 유추할 때 가장 합리적인 의심이 여기서 샌 것. 일찍 배 타고 거기서 먹고 노는 게 나으니 꼭 필요하지 않으면 사전 체크인은 안 하는 게 나을듯.
2. 선내 서비스 관련.
5층에 모든 민원과 각종 예약 등등의 안내 데스크가 모여있다. 언어는 영어만 통한다고 보는 게 맞음. 한국인 직원이 한명 있다고 하는 얘기를 빅아일랜드 힐로 여행사 대표님께 들었는데 스친 적도 없음.
첫날 방청소가 되기 전까지 핸드 케리한 짐도 5층에서 맡아줌.
승선한 날 배 전체를 투어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위치 파악에 도움이 되니 짐 맡겨놓고 슬슬 따라가보는 거 괜찮을듯.
3. 배를 탈출해야할 경우, 방의 위치에 따라 모이는 장소가 다름. 첫날 배를 타면 그 장소를 확인하고 구명조끼 입는 법을 배워야 한다. 따로 시간 맞춰 모이는 게 아니라 해당 장소에 가서 설명 듣고 다 들었다는 사인만 하면 됨. 구명조끼는 각 방에 있음. 방에 들어가서 tv 틀면 탈출 요령, 위치, 배에 관한 설명들이 끊임없이 나오니까 그걸 틀어놓고 멍 때리는 것도 한 방법. 영어 잘 못 해도 영상 보면서 무한반복하면 대충 뭔 소린지 이해는 됨.
4. 낮에는 대부분 다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은 알로하 카페 부페와 24시간 운영되는 캐딜락 다이너. 샌드위치와 쿠키 같은 가벼운 간식을 준비해놓은 키 웨스트 그릴이 있음.
알로하 카페는 전에도 썼듯이 아침, 점심, 저녁 메뉴가 다르게 나옴. 특히 저녁 메뉴는 매일 메인이 바뀌어서 질리지 않아 만족도 높음. 키 웨스트 그릴도 샌드위치 등으로 요기가 충분히 가능하고 특히 여기 프로즌 칵테일들 정말 맛있다. 간이 쌩쌩하던 시절이라면 몇잔씩 마셨겠지만 이제는 시들시들한 간이라 하루에 한잔도 겨우겨우. 😥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만족스러웠던 곳은 캐딜락 다이너. 아침에는 아침식사 메뉴를 제공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햄버거, 피자, 치킨, 샌드위치 등등 가장 미국적인 메뉴를 제공하는데 치즈버거 정말 맛있었다. 옆 테이블 사람들이 먹던 블루치즈 버거와 다른 샌드위치들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 먹고 왔음. 😭 근데 옆 테이블 사람들은 부친이 시킨 버팔로윙을 보고 왜 저걸 안 시켰지 하고 슬퍼하며 나갔음. 나중에 먹었겠지?
캐딜락 다이너 밀크 쉐이크가 엄청나게 맛있다고 배 투어 해주는 직원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해서, 음료 무한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음에도 돈 더 내기로 하고, 밀크 쉐이크 시켰는데 한국인의 입에는 너무 달다. 추가로 돈 6천원 정도 더 내고 먹을 정도는 아니니 본인이 단 거 엄청 좋아하지 않으면 그냥 안 먹는 걸로.
5. 24시간 온갖 음식들 룸서비스 됨. 메뉴도 아주 다양하고 훌륭함. 다만 룸서비스엔 당연하게 서비스 요금이 추가된다.
아침은 $4.95, 나머지 시간은 $9.95. 문만 열고 나가면 먹을 게 널렸는데 왜??? 싶었지만 의외로 꽤 이용하는지 아침에 보면 문앞에 음식 접시들 많이 보임.
음식값은 당연히 무료. 서비스요금만 청구되는데 이건 승선 때 등록한 카드로 나중에 한꺼번에 정산됨.
6. 아침 식사가 되는 곳은 알로하 카페, 스카이 라인 레스토랑, 캐딜락 다이너.
알로하 카페에선 과일이나 시리얼부터 뜨거운 오트밀, 햄버거까지 다양하게 알아서 취향껏 먹는 거고 스카이라인과 캐딜락은 앉아서 우아하게 주문. 메뉴판에 있는 메뉴를 먹을 수 있는 능력껏 다 시켜도 됨. 스카이라인 레스토랑에선 에그 베네딕트와 팬케이크, 와플 등등을 맛있게 먹었음. 부친은 꿋꿋하게 잉글리쉬 브랙퍼스트로. 🙂
가장 우아하게 대접받는 느낌을 주는 게 -차를 주문하면 티포트와 함께 정식으로 다 세팅해줌- 스카이라인 레스토랑. 캐딜락 다이너의 프렌치토스트도 완전 정식으로 잘 만들었음. 근데 동생이 시킨 오믈렛은 퐁신퐁신 전문가의 향기가 나기 보다는 내가 만든 것과 흡사해서 쫌... 😏
7. 패키지와 상관없이 아이스크림 파는 곳은 유료. 알로하 카페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무한 제공인데 저게 왜 있나? 싶었는데 많이들 먹더라. 특히 어린이들. 하긴 나도 어린이였으면 한번 먹어보고 싶었을듯. 미국답게 양 엄청 많음.
East Meets West 식당 얘기까지 쓰려고 했는데 귀찮다. 그건 또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