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 김에 얼마 남지 않은 홍콩 마무리~
빅토리아 피크 구경을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와 잠시 널부러져있다가 기운을 내서 짐을 다 싼 뒤 밤참으로 먹으려고 샀던 안주와 과일 등을 주섬주섬 꺼내서 세팅. 소호의 막스 앤 스펜서 수퍼에서 산 딱 2잔 나오는 까바와 폴 라파예트의 장미 산딸기 마카롱 어쩌고 저쩌고와 그 아래 처참한 몰골의 친구는 만다린 오리엔탈 베이커리의 에클레어. 더운 날 하루종일 갖고 다녔더니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었다. ㅜ.ㅜ 과일은 소호에서 산 체리. 작은 케이스에 든 건 점심 때 조엘 로뷰숑의 쁘띠 푸인데 이날 저녁에 못 먹고 다음날 내가 한국에서 먹었다.
아름답구나~ 모양이며 색깔은 예술. 맛도 있었다. ^ㅠ^ 내가 마카롱을 좋아했으면 홍콩은 천국이었겠지만... 어쩌다 차 마시면서 1-2개가 한계인 인간이라.
다음날 아침은 그냥 일찍 공항에 가서 해결하는 걸로 결론을 내리고 일찌감치 짐 싸서 호텔의 공짜 셔틀을 타고 카오룽 역에 가서 AEL이라는 급행 기차를 타고 공항으로~ 나도 어느 부지런하고 친절하신 블로거의 글을 보고 알게 된 유용한 정보라 공유하는데, 2명이 함께 표를 끊으면 1인당 90홍콩 달러가 70달러가 되어 버린다. 왕복표 할인보다 이렇게 2인 이상 할인이 더 싸다고 함. 일행이 없으면 지나가는 한국 사람을 붙잡고 함께 끊자고 하면 좋을듯.
기억을 기록하기 위해 끄적이자면 이날 처음으로 홍콩이 좀 선선했다. 11월에 홍콩이 나름 쌀쌀하다고 해서 챙겨간 버버리 코트를 입을 수 있는 유일한 날씨였지 싶은데 이미 떠나는 날. 그 코트는 패딩과 함께 보낼 트렁크 속에 있었다는 거.
엄청 일찍 도착한 덕분(?)에 체크인 오픈도 안 해서 기다리다가 오픈한 뒤 금방 줄도 안 서고 바로 짐 부친 뒤 옥토퍼스 카드 반환해 돈 찾은 뒤 아침을 먹으러~
본래 예정은 홍콩 공항의 크리스탈 제이드에서 명성 자자한 탄탄면과 산라탕, 소룡포를 먹으며 홍콩 식도락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홍콩 공항의 크리스탈 제이드가 수리를 다 끝냈음에도 이날은 장사를 안 한다고 단호하게 우리를 거부. ㅜ.ㅜ
헤매다가 할 수 없이 근처에 있는 大 어쩌고에 첫날 아침 먹었던 콘지로 마무리하려고 갔는데.... 콘지도 안 한댄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
결국 이렇게 연잎에 싸서 찐 밥과... (속은 엄청나게 많았음)
?? 중국 국수와 모닝롤, 스크램블 에그라는 뭔가 괴이한 조합으로 마지막 식사는 소박하고 슬프게 마무리.
엄청 일찍 체크인을 한 덕분에 평생 처음으로 비상구 옆자리에 앉아봤다. 다리를 죽 펼 수 있다는 점에선 좋지만 앞이 완전히 휑~ 뚫려있어서 계속 스튜어디스를 포함해 화장실에 줄 선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게 되서 뭔가 좀 불편한듯 아닌듯... ^^;
트렁크 찾아서 거기서 패딩이랑 꺼내 둘둘 말고 입고 버스 타고 집으로. 따끈한 김치찌게를 먹으면서 3박4일 마무리~ 즐거운 여행이었다. 다음에도 먹으러 홍콩 가야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