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LE HUMPBACKED HORSE 곱사등이 망아지
5막10장
음악: 세자르 푸니
안무: 생-레옹
세계 초연: 1864/12/15 세인트 페텔스부르크 볼쇼이 극장
초연무용수: 마르파 무라비에바, 니콜라이 트로이츠스키
예르소프의 인기 있는 동화에 기초한 발레는 곱사등이 망아지의 도움을 받아 황제를 이기는 이반의 모험을 그린 것으로 마지막 막은 결혼축하연의 디베르티스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발레는 빈약한 플롯과 음악에 이것저것 뒤죽박죽된 민속풍이지만 청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덕분에 1895년에 프티파, 1901년 고르스키에 의해 재안무 되는 등 자주 새롭게 안무되어 무대에 올려졌다.
같은 제목의 발레는 바이노넨과 말리아레프스키가 새롭게 대본을 구성하고 쇤드린이 작곡을 맡아 1960년 3월 4일 볼쇼이 발레단에 의해 모스크바에서 공연된다. 소비에트 영화공사가 라둔스키-쇤드린 버전을 촬영했는데 이때 쇤드린의 부인인 마야 플리세츠카야와 바실리에프가 주인공을 춤췄다.
여기서는 쇤드린이 작곡하고 알렉세이 라둔스키가 안무한 볼쇼이 버전을 소개하겠다.
1막 시골 농가
마음씨 좋고 친절한 이반은 똑똑한 형들과 아버지에게 늘 멍청하다고 구박을 받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의 밭에 밤마다 무엇인가가 나타나 수확기의 밀을 다 망쳐놓는다. 아버지는 똑똑하고 든든한 형들에게 밤에 나가서 밭을 지키라고 하고 형들은 의기양양하고 밭으로 간다. 이반도 따라가려고 하지만 아버지와 형들에게 제지 당해 집에 남는다. 하지만 밤에 몰래 밭으로 나간 이반은 형들이 세상없이 잠들어 있는 동안 밭에서 신나게 뛰어 놀고 있는 귀가 크고 곱사등이인 작은 망아지를 발견해 망아지를 붙잡는다.
이반을 떼어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망아지는 이반에게 큰 말 두필을 줄 테니 놓아달라고 말하고 이반이 약속대로 놓아주자 종마를 이반에게 준다. 하지만 착하고 친절한 이반과 친해진 망아지는 이반의 친구가 되어 곁에 있겠다고 약속한다. 그때 불새가 하늘을 날아가고 이반은 불새에게 반해 망아지가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쫓아간다. 이반과 함께 가는 망아지.
한편 잠에서 깨어난 형들은 이반이 묶어놓은 멋진 종마를 보고 팔아 넘기려고 말을 끌고 왕궁이 있는 도시로 가고 불새의 깃털을 주워 돌아온 이반은 형들을 쫓아 간다.
2막 궁전 앞
왕궁 앞 시장에는 온갖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민속 등 춤을 추며 즐기고 있다. 말을 끌고 나타난 이반의 형들. 훌륭한 말에 반한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마침 시찰을 나온 늙은 왕이 말을 보고 반해 형들에게 말을 사려는 순간 이반이 나타나 형들을 혼내주고 왕에게 말을 판다. 하지만 망아지의 마법으로 말이 난동을 부린다. 말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이반 밖에 없자 왕은 이반에게 마구간 관리 직책을 주고 궁전으로 데려간다. 이반 때문에 자리에서 밀려난 대신은 이반에게 앙심을 품는다.
궁전에서도 무사태평한 이반. 이반을 미워하던 대신은 이반이 갖고 있는 불새 깃털을 훔쳐 왕에게 바치고 왕의 방에 있던 그림에 불새 깃털이 닿자 그림의 불새들이 살아나 왕의 방에 나타난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림 속의 아름다운 소녀 여왕이 잠시 살아났다가 사라진다.
여왕에게 반한 왕은 상사병에 걸리고 결국 불새의 깃털을 가졌던 이반에게 여왕을 찾아오라고 명령한다. 낙심하는 이반에게 망아지가 도와주겠다고 해 둘은 함께 여행을 떠난다.
3막 불새의 나라
오랜 여행 끝에 불새의 나라에 도착한 이반과 망아지. 마침 여왕은 시녀들과 불새들과 함께 호수가에 모여 춤을 추며 즐기고 있다. 그것을 지켜보던 이반이 갑자기 나타나자 모두들 도망가지만 결국 여왕을 잡은 이반. 두려워하는 여왕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반은 피라를 불고 피리 소리에 반한 여왕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망아지가 마법의 천을 덮어 여왕을 잠들게 한다.
늙은 왕은 여왕의 초상화 앞에만 앉아 이반이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왕을 위로하기 위해 대신들이 광대들을 불러 공연을 하지만 왕의 반응은 시큰둥. 이반이 드디어 여왕을 데리고 돌아와 왕 앞에서 여왕을 깨운다. 한눈에 여왕에게 반한 왕은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만 그녀는 계속 거절하고 왕이 준 반지를 바다에 던져 버리면서 이 반지를 사흘 안에 찾아오면 결혼을 승낙하겠다고 한다. 왕은 바로 이반에게 반지를 찾아오라고 시킨다. 여왕은 이반을 위해 자신의 머리띠를 준다.
4막 바다 속
망아지의 마법으로 바다 속으로 들어온 이반은 바다의 여왕에게 여왕이 준 머리띠를 주고 환영을 받는다. 이반을 위해 펼쳐지는 환영회. 해파리, 물고기, 바다의 여왕 등의 춤이 디베르티스망으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바다 여왕의 도움으로 반지를 찾은 이반은 궁전으로 돌아온다.
계속 왕의 구애를 피하던 여왕. 이반이 반지를 가져와 내놓자 호감을 갖고 있던 이반에게 오히려 반한다. 하지만 왕이 이반에게 반한 여왕에게 화를 내며 강제로 결혼을 하려고 하자 여왕은 큰 가마솥에 물을 가득 채우고 끓여 그 안에 들어갔다 나오면 결혼을 하겠다고 새로운 조건을 내건다. 그러자 왕은 이반에게 들어가라고 명령하고. 이반을 좋아하는 여왕은 괴로워하는데 망아지는 겁내는 이반에게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라고 권한다. 가마솦에 들어간 멍청이 이반은 망아지의 마력으로 멋진 왕자가 되어 나오고. 그 모습을 본 왕은 자신도 젊어지고 멋있어질 욕심에 말리는 대신들을 뿌리치고 가마솥으로 뛰어들어 죽는다.
5막 궁전 결혼식장
이반과 여왕의 결혼식장. 짧은 디베르티스망이다. 이반과 여왕의 파드데와 망아지의 짧은 춤, 그리고 모두가 축하하는 군무로 마무리가 된다.
MENT:
옥스포드 사전에 있는 설명을 옮겼는데 초연 장소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 있네요.
이 시기에 세인트 페텔스부르크에서 공연이 있었다면 마린스키 극장이어야 하는데……?
사전 편찬자의 오류인지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이 잘못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올린 자료를 보는 분들은 이 부분은 좀 참고하고 지나가셔야 할 것 같군요.
여기 해설판에는 곱사등이 망아지의 플롯이나 음악이 빈약하다고 했는데 쇤드린 편곡판을 봐서 그런지 음악이 빈약하다는 생각은 이 발레를 보면서 한번도 한적이 없어요.
이 발레도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비디오로 본 바에 의하면 인기 있을만 하더군요. 우선 참 재미있고 예쁩니다. 변화무쌍하기도 하구요. 주인공은 이반과 공주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는 곱사등이 망아지죠. 폴짝폴짝 하는 춤이 참 귀엽고 발랄합니다. 발레를 본다기 보다는 한편의 동화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발레죠.
발레를 즐길 수 있었던 건 각각의 캐릭터를 잘 표현해준 무용수들 덕분인 것 같아요.
1961년에 제작된 공연을 봤는데 약간 멍청하고 순진한 이반의 캐릭터를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가 너무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지금도 나네요.
이건 사담성이라 그냥 무시하고 가셔도 좋을 내용인데…… 한가지만 더.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 2막의 디베르띠스망에 온갖 물고기들이 나와서 춤추는 부분이 있어요. 비노그라도프 안무에서 그 해파리가 참 인상 깊었는데 생각을 해보니 의상이 심청 쪽이 좀 더 화려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두 해파리들의 캐릭터가 참 비슷합니다. 바다 생물들의 의상도 그렇구요. 내막이 어떤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양쪽을 다 본 입장에선 여기 의상이나 캐릭터에 영향을 전혀 안받았다고는 못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