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부르크 궁전을 열심히 훑고 다녔던 날.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 왕관과 보석 등등 황실의 보물이 있는 슈바이처호프였는데 어떻게 된 게 호프부르크 궁을 빙빙 돌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돌아와서 자세히 검색을 해보니까 내가 빙빙 돌았던 곳에 있긴 했는데 정작 스쳐만 가고 찾지 못했던 모양. 아쉽기는 하지만 다음에 빈에 가면 꼭 봐야지~하고 리스트에만 남겨놨다.
대신 간 곳은 고악기 박물관과 에베소 박물관. 에베소에 특별히 흥미가 있었던 건 아니고 고악기 박물관에 붙어 있음. ^^; 예전에 놀던 업계라서 책에서만 만나던 옛날 악기 구경은 즐겁다~
서양 음악사 책 제일 첫머리에 나오던 그 그리스와 고대 악기들.
우리는 책에서 변변한 그림이나 사진도 없이 이 악기들을 만나고 서양애들은 이런 걸 어릴 때부터 바로 옆에서 보면서 자라고.... 출발부터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발달한 현악기와 타악기, 관악기 등.
제일 아래 오른쪽에 있는 악기는 이름도 알았었는데 이제는 다 저 멀리 허공으로~
악기가 사치품이고 장식품이었다는 게 이해되는 이 옛날 피아노들.
불새의 늪이 떠올라 혼자 웃었음.
여기에 내가 논문 쓰기 전에 왔었다면 페이지 수 늘리기 딱 좋은 사진들이다.
괜시리 아쉬웠다는. ㅋㅋ
휘황찬란한 피아노와 하프시코드들~
이쯤되면 악기가 아니라 예술품의 경지이지 싶다.
어떤 소리가 나는지 궁금.
이때에도 플륫은 아름다운 아가씨용의 악기였구나. ^^
금관악기들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군.
한대만 해도 가격이 얼마인데... 라는 지극히 속물적인 생각을 했음. ^^
가정집에 파이프오르간이?
휘유우~
현악기들도 엄청 많았는데 내가 놀던 물이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관심이 덜 가서.
얘는 머리 부분 장식이 희한해서 찍었던 것 같다.
얘는 뭐였더라?
이제는 정말 무엇에 쓰는 물건이고? 소리만 나온다.
이제는 제대로 된 피아노의 모습을 갖춘 피아노~
목관악기들도 지금 사용하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
여긴 다시 올드해졌음. ^^
피아노 위의 촛대가 예뻐서 찍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이 시기에는 악보를 보기 위한 촛대는 피아노의 필수품이었겠지.
촛대의 위치며 이 장식적인 모양이 당시 나름의 산업디자인이었을 것 같다.
이제는 그대로 갖다가 연주해도 될 것 같은 악기들~
호화찬란 그랜드 피아노~
하프시코드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참 예쁘게 만드는 것 같다.
피아노와 달리 디자인이나 장식의 변화가 거의 없는 듯.
얘는 하프시코드인지 소형 오르간인지 잘 모르겠음.
여기서 노닐다가 에베소 박물관(이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확실치는 않다)
다음부터는 필히 박물관 입구 현판을 찍어와야겠다. -_-
저렇게 가슴이 많으니 풍요와 다산의 여신이겠지?
옛날에 로마 외곽에 있는 무슨 별장에 갔을 때도 저런 상을 많이 봤었는데...
무슨 폐허의 재현이라고 했던 것 같음.
이 날개와 발톱달린 여인네야말로 하피겠지?
남자는 누구더라? 가물가물. -_-;
폐허가 된 유적지에서 도시의 모습을 상상한 복원 모형.
모형이 엄청 커서 사다리를 타고 작게 설치된 기단에 올라가야 다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건 찍어본 천장. ^^
에베소 맞구나. ^^
마지막에 찍어놓은 지도에서 확인~
꼭 가봐야할 박물관 리스트 중에 하나였는데 솔직히 여긴 별로였다.
시간이 넉넉하고 더 이상 볼 게 없다면 몰라도 굳이 이 에베소 박물관을 찾아서 구경할 이유는 별로 못 찾겠다. 물론 이 관계자들이나 이쪽 분야 심취자들에겐 다르겠지만. 이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소리를 하는 걸 수도 있겠다. 여하튼 내게는 별로였음.